떠날 때를 알고 씨름하는 목사가 지혜롭다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에 너희는 생명을 위해 짐을 지고 예루살렘 성문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고든 맥도날드 “
떠날 때를 알고 씨름하는 목사가 지혜롭다”
전 세계 목회자들의 멘토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들을 저술한 고든 맥도날드는 미국 복음주의 잡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목회자가 교회의 리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적절한 때를 말하고 있다.“사역에서 물러날 때는 즐겁고, 명예롭고, 원만하게”고든 맥도날드는 ‘언제 떠나야 할까’란 제목의 글에서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목회자가 가장 적절한 시기, 지혜롭고, 겸손하게 교회를 떠나야 할 때를 제시했다.그는 글에서 “해마다 스스로 반성하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통찰을 구하여 ‘떠나야 할 때’를 가늠하며 씨름하는 목사는 지혜롭다”며, 자신이 섬기고 있던 교회를 사임했던 시기를 회고했다.고든은 “1999년 2월 나는 떠날 결심을 했다. 나는 강연, 글쓰기, 교육, 컨설팅, 멘토링 사역을 위해 내가 섬기는 매사추세츠 주 렉싱턴에 있는 그레이스채플의 교인들에게 다섯 달 후 사임을 하겠다고 알렸고, 사임하는 날 교회는 너그러운 선물과 고마운 말을 전하며 나를 원로 목사로 추대했다”고 전했다.이어 “교회는 후임자를 물색한 끝에 아주 훌륭한 목사를 찾았고, 내가 없어도 잘 성장하고 있다. 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잘 성장하고 있다”며 “사역에서 물러날 때는 즐겁게, 명예롭게, 원만하게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고든은 “떠날 시기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리더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일찍 떠나면 사역을 미완성으로 남기고 포기하는 듯하다. 오래 눌러앉아 있으면 좋은 사역도 매듭이 느슨해지고 비생산적으로 변한다”고 지적했다.38년 간 사임 결정을 다섯 번 했다는 그는 그 때마다 ‘목회자로서 책임을 다했다는 만족감과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교회의 장래를 맡겨야 한다는 부족감’ 두 가지를 느꼈다고 고백했다.그는 “나는 내가 섬기는 교인들이 충만감을 느낀다는 것도 알았다. 그들이 어느 정도 내 리더십에 싫증을 느낀다는 것도 정직하게 인정했다”며 “나는 늘 시의에 맞는 통찰과 우선순위를 교회에 제시했지만 시의성에도 ‘유효기간’이 있었고 유효기간이 지난 시의성은 교인들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었다. 떠나야 할 순간은 바로 그 때였다. 누가 먼저 말하기 전에”라고 덧붙였다.떠나야 할 때를 알 수 있는 8가지 신호는…이어 고든은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야 할 적기를 가늠할 수 있는 여덟 가지 신호를 소개했다. 그가 꼽은 여덟 가지는 △부조화 △정체 △조직의 변화 △침체 △피로 △가족의 희생 △닫힌 문과 열린 문 △나이 등이다.그는 ‘정체’의 신호가 오는 경우 “교인들은 프로그램의 소용돌이에 함몰되어 방향성을 잃고, 교회에서 영향력이 큰 몇몇 교인은 미묘한 장악력을 발휘해 조용히(혹은 노골적으로) 목사의 모든 결정에 반기를 든다”며 “새로운 리더십은 눈치를 보고 주도권을 포기한다. 교회가 교인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폐쇄된 공동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또 고든은 ‘조직의 변화’를 신호의 하나로 꼽고 “건강한 교회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까지 성장한다. 목사라고 모두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혜로운 (그리고 겸손한) 목사는 자신이 가장 잘 섬길 수 있는 교회를 알아보는 눈이 있다”고 강조했다.목회자의 ‘침체’와 관련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재능과 리더십을 함양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 때가 있다”며 “목양 정신, 열정이 넘치는 마음, 고유한 영적 재능은 ‘목사가 쓰는 연장’이며, 목사는 자신의 연장을 늘 연마해야 하고, 교회가 목사의 성장을 방해하면 모두 권태와 타성에 젖는다”고 지적했다.이어 “예배당 바깥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교인들에게 새로운 통찰과 실제적인 적용을 전해야 하는 압박은 나를 살아있게 했다”며 “교인들이 더 이상 그런 기대를 하지 않거나 내가 성장이 멈추면 떠날 때가 됐다는 걸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나이가 들면 물러나고 싶지 않은 유혹 강해”특히 고든은 목회자가 떠나야 할 또 하나의 신호로 ‘나이’를 꼽아, 원로 목사 제도나 교회 세습 문제로 논란이 많은 한국교회에 일침을 가한다.그는 “목사는 대개 나이 때문에 사역이 요구하는 속도를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는 때가 온다. 목사가 나이가 들면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은 지독한 유혹을 느낀다”고 설명했다.이어 “교인들과 사역을 분리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후임자에게 사역을 넘기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목사가 떠날 때를 분별하지 못하고 사역을 붙잡고 있으면 틀림없이 여태껏 이룬 좋은 성과마저 뜻하지 않게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고든은 끝으로 “해마다 스스로 반성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평가하며 ‘떠나야 할 때’를 가늠하며 씨름하는 목사는 지혜로운 목사”라며 “이런 훈련을 거듭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역의 완성으로, 새로운 기회의 발견으로 정말 떠나야 할 때가 왔을 땐 자신 있게 떠날 수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