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광

월드컵 열광

“내게 절하면 한국 축구팀을 월드컵 16강에 넣어줄게”라는 유혹을 강렬하게 받는 것은 이 세상 말고 달리 떠날 곳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머뭇거리고 얼쩡거리면 어느 골목에서든지 예쁘장한 악마가 탁 튀어나와 유혹 목록을 건네게 된다. “네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알고 있다. 세상의 모든 돌이 떡으로, 돈으로 돌변시키고 싶지. 그지?” 악마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신기한 기적이 너에게 일어나서 사람들로부터 주목받는 인물이 되고 싶지. 그지? 포부를 좀 더 키워 보자구. 이건 어때. 세상 전부가 다 너의 것이 되는거야. 그러면 너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지. 그지?”

악마는 사람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 전부를 가졌다쳐도 뭔가 빠진 것이 있음을 느낀다. 문제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뭔가 빠져있다. 그것이 뭘까?

큰 명예가 걸린 축구 게임에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매일같이 잠 못 자는 밤이되었다. 이것은 평소에 사람이 참으로 열광해야 될 것에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도대체 자신들이 무엇에 굶주려야 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생존하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주의 집에 거하는 자가 복이 있나이다 저희가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시 84:1-5)

여기 시편에 나오는 신앙인은 여호와의 궁정을 너무 사모해서 쇠약할 정도다. 마음에 시온을 향하여 대로가 뚫려 있는 사람이다. 이 분은 상실된 바를 제대로 아시는 분이다. 하나님의 궁정을 인간들은 상실한 것이다. 인간은 참새보다 못하고 제비보다도 못하다. 정작 사모할 것을 사모할 줄 모르고 기껏 월드컵 16강이나 사모하고 있다. 달성 여부를 놓고 ‘신의 기적’을 운운하고 있다.

제대로 상실의 자리를 느끼지 못하면 자꾸만 이 세상에서 얼쩡거리고 두리번거리며 살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성도의 자리에 지속적으로 구멍을 뻥뻥 뚫으신다. 말씀을 통해서 뚫어주신다. 자꾸만 두리번거리지 말라고. 정(情)에 울고 정에 웃지 말라고. 상실하고, 상실하고, 또 상실하라고. 그래서 자신이 탕자임을 알라고!

탕자라면 돌아 갈 제자리를 찾게 된다. 아버지의 궁정이다. 다 잃어버린 자로서 빈털터리 된 채 아버지 집으로 당당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친구들하고 어울린 시절도 잊고, 기생들에게 값싼 웃음을 받아낸 그 추억도 잊고, 이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돈 떨어지니 인기도 떨어지고, 인기 없는 더러운 돼지와 한통속이 되어버린 그 비참했던 시절이 도리어 분명한 목표와 희망으로 제공했던 고마운 경우다.

죽음의 힘이 도리어 생명이 쏟아지는 구멍을 발견하게 한 것이다. 죽음의 힘이 말씀 속에서 온다. 말씀에서 나오는 그 죽음의 힘에 매일같이 샤워해야 한다. 늘 즐겨 죽지 아니하면 늘 감사가 안 나온다. 탕자이기에 모든 것이 고맙다.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