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우체통은 한 권의 책이다. 어린이용이다. 간만에 책읽기에 푹 빠져있는 내게 처음으로 큰 딸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불쑥 권한다. 그러곤 이런다. 꼭 독후감을 쓰라고.... 허리도 아픈데...어쩔 수 없이 무겁게 첫 장을 넘긴다.
노란우체통은 경북 어디쯤에 실제 위치해 있다. 건물이다. 노란우체통이 빨간우체통과 다른 점은 편지 쓴 사람이 원하는 때를 맞추어 편지를 배달한다는 점이다. 10년 후 오늘이라던가, 내가 죽고 난 후 언제쯤이라는 식이다. 문자메시지다, 이메일이다해서 1초라도 빨리 도착하기를 바라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익숙한 나에게는 기발하기 짝이 없는 깜짝 아이디어다.그 러니까 편지 속에는 이야기와 함께 미래의 어떤 시간이 동봉되어 있는 셈이다. 재미있다. 빨간우체통이 독점하고 있다던 신서독점권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의 소환 통지서이다.
책 속의 아버지는 대장암 말기 환자이다. 아내와 외동딸이 그의 가족 전부이다. 자신이 죽은 뒤 남편과 아빠 없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가련한 두 여자의 삶이 얼마나 걱정되었을 지 그를 실신하게 만들었다던 선혈처럼 너무 선명해서 아찔하다.
한 달이라는 시한부 인생은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슬퍼하기에도 짧디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는 가련한 두 여자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노란우체통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 속에서는 잠시나마 가쁜 숨소리가 잦아든다. 바싹 뒤를 쫒고 있는 죽음이라는 경비원도 그를 놓친 척 해 준다.
노란우체통 속 이야기가 꽤 수북하다. 죽은 남편과 아빠의 목소리로 녹음된 그 이야기들은 남편이 죽은 후 그가 정해 준 날에 맞춰 살아있는 아내와 딸의 목소리로 재생된다. 생일 혹은 결혼기념일에 말이다. 죽어서도 남편이요 아빠라고 편지가 응원한다.
죽음은 불편을 만들고 훌쩍 떠나버린다. 남편과 아빠의 죽음처럼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전업주부 아내와 초딩 외동딸에게 불편한 것이 또 있을까. 그래서 죽을 수밖에 없는 남편이요 아빠는 그 불편함을 최소할 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불편함이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누군가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모두 불편한 것이다. 안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 내 심사 들쑤시는 모든 것은 불편한 것이다. 외로운 것, 그리운 것, 만질 수 없는 것, 대답 없는 것들 모두 불편하다. 그래서 불편한 것은 나쁜 것이다. 그래 너 말 한 번 잘 했다. 죽음은 불편한 나쁜 것들을 토해 놓는다.
이쯤해서 쓴 소리 몇 마디 쏘아대야 겠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죽음은 삶을 닮아있다. 그래서 유치하다. 살아있는 동안 배웠던 ‘실적’과 ‘가능성’의 원칙을 그대로 복사해서 죽음을 학습한다. 죽음 3등분법은 이렇게 생겨 나온 것이다. 죽음 3등분법? 천국! 지옥! 연옥!
살아 있는 동안 참 잘했다 싶으면, 죽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좋은 평가를 공간화한 것이 바로 천국 혹은 극락이다.
살아 있는 동안 정말 못했다 싶으면, 죽어서 반드시 그 죄값을 지불해야 한다. 어디서? 누구나 다 안다. 지옥.
여기까지는 실적원칙이었고 이제부터는 가능성 원칙이다. 살아있는 동안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이 비슷해서 천국갈 가능성이 있다면 재도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연옥 또는 환생등의 방법으로 말이다.
살아있음과 죽음이 유사한 이유는 성경에 죽음 뒤에 있다고 확실하게 기록된 ‘심판’을 까먹었기 때문이다.
죽음은 그 자체가 끝이 아니다. 성경에는 죽음 뒤에는 반드시 심판이 있다고 한다. 죽은 자가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심판자가 그렇게 처리하신 것이다. 살아있는 자가 그냥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심판자가 그렇게 조치하신 것이다. 심판자를 빼놓고 오직 살고만 싶은 자가 죽음을 상상하니까 천국, 연옥, 지옥이라는 거짓 죽음이 판을 치는 것이다. 천국은 왠지 왕들이 살았다는 궁전을 닮았고 연옥은 열악한 환경의 간이역을, 지옥은 끔찍한 괴물과 감옥을 배꼈다. 심판은 안 중에도 없다. 그저 남겨놓은 아내, 딸의 앞날만 걱정될 뿐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순애보를 기준으로 심판하지 않는다. 하나님 자신의 혈애보로만 심판하신다.
하나님의 혈애보는 자신의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십자가 뿐이다. 십자가는 말기 대장암 환자의 가족에 대한 연민조차 용서하신다. 왜냐하면 그토록 엷고 가뿐한 연민조차 죄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그 어떤 순애보도 죄의 흔적이었다면서 붉디 붉은 십자가로 깨끗이 지우시는 것이다.
십자가가 내 순애보까지 지워나가는 심판을 편하게 여길 아담이 있을까? 하나님의 심판이 불편해 진 자들이 바로 하나님의 원수된 자들이다. 자신의 선악기준은 결코 포기 못하겠다는 마귀이다. 인간의 순수한 감정을 시간을 거슬러 배달해주는 노란우체통은 마귀의 통밥이다. 마귀가 자신들의 사랑과 추억과 가치를 상호 교환하는 곳이다. 창조주가 부여해 준 죽음이라는 철저한 단절까지 뚫어버릴 수 있다는 그 깜놀 아이디어가 바로 죄인이라는 피할 수 없는 증거이다.
세상 끝 날까지 사람들은 노란우체통 속에서 나올 생각도 없고, 나올 수도 없다. 어느 누구도 갇혀있다는 현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세상 끝까지 붉은 피가 노란우체통 위에 끊임없이 떨어진다. 하나님의 혈애보가 노란우체통 속에 아래와 같은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방법 외에 다른 길과 진리와 생명은 없다. 단 한모금도...
이는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의 못 박히심 외에는 너희 가운데서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2)
He is a cross pendant.
He is engraved with a unique Number.
He will mail it out from Jerusalem.
He will be sent to your Side.
Emmanuel
Bible Verses About Welcoming ImmigrantsEmbracing the StrangerAs we journey through life, we often encounter individuals who are not of our natio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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