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의 현상

로마서 10:19-21 땅 끝의 현상

‘땅’이란 사람들의 거주지입니다. 이 땅의 범위를 현대에 와서는 우주까지 넓혔습니다. 사람의 발길이나 시선이 닿은 모든 곳은 미래의 거주지로 등록이 됩니다. 바로 이런 생각으로 인하여 ‘땅’과 더불어 ‘하늘’의 개념도 바뀌어지게 됩니다. 땅은 산 사람들이 활동하는 영역이 되고 ‘하늘’ 개념은 죽어서나 갈 수 있는 곳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하늘’은 이 ‘땅’에는 없다는 겁니다. 땅을 떠나야 하늘에 갈 수 있다고 믿고자 합니다. 땅에서의 삶이 마감이 되면 하늘에 가서 또 살게 된다는 겁니다. 이로서 자아는 영원불멸의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떤 소리가 퍼지게 된다고 합니다. ‘복음의 소리’가 ‘말씀에 실려 전파됩니다. 이렇게 되면 현실 속에 새로운 현실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현실은 휴지조각이 되고 그 환상의 시절은 철거당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생생하게 맹장 수술을 하고 아직 그 자국에 배에 남아있다 복음이 찾아들면 그것마저 환상이 됩니다. 그 이유는 그 육신마저 땅의 일부로 녹아져 스며들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죽음‘마저 환상에 불과합니다. 죽어서 좋은 나라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새삼스레 터 인간에게 죽음이 없는 이유는 이미 죽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들이 사는 모습으로 땅에 기거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의 소리, 복음의 소리가 들리지 아니하면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 누구인지도 알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매일 공장 작업장에 출근해서 기계를 돌리고 제품을 생산하는 근로자에게 있어 그가 하는 행위란 ’죽음의 진수‘를 발산하는 일이 됩니다. 비록 지금은 자신을 살리는 일이라고 여길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똑같이 죽어가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기에 느끼는 착각입니다. 십자가 앞에서 사람은 이미 죽은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