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하고 은밀한 구원

교묘하고 은밀한 구원

누룩은 반죽 안에서 늘 고요하다. 하지만 쉬지 않는다. 예수님은 그것은 하나님 나라란다.(마 13:33)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모습이 그런 식이란다. 반면에 세상은 너무 번잡하다. 뽀족한 첨탑들의 군상이다. 힘들에 의해 힘들이 튕겨나가고 깨어졌다가는 다시 자기네들 끼리 뭉친다. 맹렬하게 김을 내뿜는 유황 온천 같다. 벌써 지옥을 닮아 있다.

그래서 복음이 중요하고 시급하다. 복음은 사람들의 하소연을 듣지 않는다. 억울함에도 매정하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죽음보다 더 억울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억울한 죽음에서 나오는 나직한 목소리를 듣는 자가 신자요 성도다. 반면에 자기 속에서 우렁쳐 나오는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으면 신자가 아니다. 나는 항상 내편이다. 그래서 요란스럽다. 좀 좀 좀 알아달라고. 이래서 내가 나를 망치게 한다.

이 망할 자를 예수님은 매개체로 사용하여 복음을 전하신다. 표면은 요란을 떨어도 내부는 “죽어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에 흔들림이 없게 하신다. 이처럼 예수님과 더불어 죽어가는 자는 허물질 때마다 본의 아니게 내부가 공개된다. “저는 실은 죄인 중의 괴수입니다!”고.

착하게 살아보려고 발악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벌써 아는 형제들이 그립고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