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와 어린아이

누가복음 18:15-17 하늘나라와 어린 아이

이 지상에서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한 때 어린아이들이었고 점차 세월이 지나서 어른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른들이 다시 어린 아이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고 고정된 몸을 지닌 채 미래를 내다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몸도 자꾸만 당연히 후패해져가는 몸을 가지고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미래는 자신의 몸 밖에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의 몸을 통해서 미래가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말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거론하시는 것은 인간의 몸을 빼놓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몸을 집어넣어서 주어지는 변화를 통해서 말씀하시는 겁니다. 즉 “인간은 하나님 나라를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또 달리 말해서, “인간의 몸은 더 이상 하나님 나라를 알지 못하는 몸이 되고 말았다”는 말이 됩니다. 이것은 인간의 몸으로 하나님 나라를 말한다는 것은 모두 엉터리 다는 뜻입니다. 참으로 하나님 나라를 우리 인간의 몸으로 말하려면, 자신의 늙고 후패해가는 이 모습이 진정한 하나님 나라, 곧 심판을 실시하는 그 힘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는 사실을 고백하는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본문을 다시 봅시다. 누구든지 어린아이 같이 받들지 아니하면 결단코 하나님 나라에 못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어른인 사람은 누구나 어린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자기보다 더 어린 아이에 비해서 이미 성인입니다. 따라서 다시 과거로 돌아갈 몸으로 자신의 몸을 변형시킬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바로 이 불가능한 일을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언급하시면서 예수님은 일하십니다. 단 한 번도 하나님 나라 들어가기가 우리 생각이나 우리 행함으로 들어갈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예수님께서 천명하시는 그 ‘불가능성’이 무시되고 하나님 나라는 우리 인간의 지혜와 생각과 행함으로 입성이 가능한 악마의 나라가 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