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능력

고린도전서 2: 3-5 성령의 능력

‘아니요’라는 말을 사도 바울은 자주 사용하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런 혜택을 내려주시면 나는 그것을 기쁜 소식으로 접수하겠습니다”는 의향이 이미 있다는 점을 감안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의사를 비켜 가시고 피해가시는 방식으로 다가오십니다. 말씀으로 다가서면 사람들은 얼른 그 말씀을 채집하려고 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채집을 피하여 엉뚱하게 다른 의도를 제시하십니다.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놓고서 아이가 그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그 음식을 치워버리고, 그래서 아이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고 낙담하면 그제야 그 음식을 주되, 그 아이가 그 음식으로 만족하지 못하게 하고 오로지 엄마 그 자체로 만족하도록 유도하시는 겁니다. 즉 엄마는 애초부터 아이가 음식에만 관심두지 결코 엄마 자체에는 관심이 없음을 일찍 감치 아십니다. 따라서 아이가 울든 말든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엄마가 하고자 하는 일을 관철시키십니다. 인간들이 말씀을 들을 때, 단순히 못 알아 듣는다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엉뚱한 일을 새삼 꾸미게 된다는 점이 문제거리입니다. 즉 하나님의 원수가 좋아하는 쪽으로 한 통속이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마구 동원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나는 너희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못 박힌 것만 알기를 원한다”는 그 취지가 무색해져버립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안목에서 보게 되면 인간이 행한 모든 일들이 전부 다 하나님을 욕보이게 한 짓에 불과함이 발견됩니다. 그래서 천국은 아무나 갈 수 없습니다. 이 제한된 구원은 모든 이들이 차별없이 복음을 듣는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야지만 구원은 자신의 공로와 무관함이 결론으로 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