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하는 기도

본문 : 누가복음 11: 5-8 제목 : 강청하는 기도

떼를 쓴다는 것은 상대방 입장은 고려하지 못하고 자기 아쉬운 것에 발작을 일으키면서 막무가내로 타인을 괴롭히는 현상입니다. 아무리 평소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친구 사이라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지 않는 조건 하에서 즐거운 교제가 가능한 사이입니다. 만약에 상대로 인하여 자신이 괴롭다면 언제든지 관계를 과감하게 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본의 아니게 우리 자신이 아프면 다른 이웃에게 그 아픔을 전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그 여파는 또 다른 이웃에게 이어집니다. 즉 이웃에서 이웃으로, 그 이웃에서 이웃으로 아픔이 전달되게 마련입니다. 사람은 홀로 편안하게 살고 싶어도 이웃으로 인하여 괴로움을 맞기도 합니다. 그 원인은 바로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가 자기에게 괴로움을 안겨주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인간은 자기 자신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고 다스릴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기도란 결국 자기 괴로움의 외부 발산입니다. 좋아서 기도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 아픔 때문에 일어납니다. 남에게 자기 아픔을 전가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고 교양에 위배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냥 아프기에 아프다고 소리 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도라는 현상은 본인이 예쁘게 내용을 편집하거나 다듬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하여 터져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훌륭한 기도’라는 것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올바른 기도’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간절한 기도’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저 ‘참을 수 없는 하소연’ 뿐입니다. 죄 아래서 살아가는 인간의 참을 수 없는 탐욕이 기도로서 튀어나오는 겁니다. 이처럼 인간의 죄는 멈추지 않습니다.